오래전에 사라진 새외의 절대세, 십이사조가 다시 나타났다. 하늘과 맞닿은 산, 천산. 그곳에서 정체 모를 칼이 발견되자 십이사조의 하수인, 혈뢰사원이 산으로 찾아든 것이다. 그들은 신화시대부터 전해지는 멸제의 전설을 찾기 위해, 천산의 고산족들을 강제로 동원해 산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고산족들이 혈뢰사원의 무지막지한 압제에 신음하는 사이, 천산으로 납치된 사람들 속에 수상한 자가 섞여 들어온다. 그의 이름은 철군패. 가슴속에 칼 하나를 품고, 태산만 한 덩치를 지닌 소년이었다.
피의 역사는 반복되는가?
운명의 고리는 돌고 돌아, 이십 년 만에 또다시
피의 수레바퀴를 굴리기 시작한다.
난세가 찾아오고, 사람들의 고통과 눈물이 하늘에 닿을 때
그가 세상에 나온다.
멸제(滅帝).
그의 적에게 멸망의 비를 내리는 자.
파멸왕의 전설은 이제 시작된다.
“나는 십이사조를 멸할 자, 멸제다!”
그의 포효가 천하를 울린다.
우각, 호쾌한 무협의 정점을 보여주다!
2005년 『천인혈』, 『명왕전기』
2006년 『전왕전기』
2007년 『일대검호』
2008년 『십전제』
2009년 『환영무인』
우각은 전작 『환영무인』과 『십전제』를 통해 ‘십지신마록(十地神魔錄)’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무협세계를 독자들에게 선보인 바 있다. 그의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탄탄한 구조를 바탕으로, 웅장하고 매력적인 영웅들의 세계를 만화경처럼 다채롭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파멸왕』은 3부작으로 기획된 십지신마록의 대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지 순서상 세 번째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발표한 두 작품을 융합하는 동시에 세계관의 총체적인 완성을 도모하고 있다. 그 때문에 압도적인 남성상을 그리고 있는 이번 신작에는 우각 무협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을 부수고 세상에 나온 거구의 사내 철군패. 천하를 오시하며 누구에게도 머리를 숙이지 않는 이 무지막지한 사내의 거침없는 행보에서 작가 특유의 호방한 필체가 더 한층 빛을 발한다. 작품 속에 등장해 신념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며 삶을 불사르는 사람들. 그들이 보여주는 치열한 사투와 그 속에 피어나는 웅대한 기상은 독자들의 가슴을 실로 오랜만에 뛰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