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무소속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가 3일 오전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김 당선자는 이날, 민주당 김맹곤 김해시장 당선자와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박석 묘역을 찾아 헌화한 뒤 분향했다.
김 당선자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잠든 '아주 작은 비석'에 다가가 무릎 꿇고 두 손으로 비석을 쓰다듬으며 눈을 감고 한동안 묵념했다.
참배하는 동안 부인인 채정자 씨는 연신 눈물을 훔쳤고, 함께 온 지지자들도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노무현 대통령님 해냈습니다' 등을 외쳐 주위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참배를 마친 김 당선자는 묘역 앞에 설치된 방명록에 '균형발전과 지역주의 타파, 대통령님의 뜻 받들어 이어 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라는 나무를 쓰러뜨리기 위해 여덟번 찍었다면 제가 마지막 한 두번 찍어 지역주의라는 거대한 나무를 쓰러뜨릴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노 전 대통령이 그토록 염원하셨던 지역주의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돼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이 원하셨던 국가 균형발전 정책을 잘 계승해서 경남과 서울이 평등하고 또 지방과 중앙이 서로 상생하고 윈-윈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 김 당선자는 "이번 경남지사 선거를 '4대강 심판 국민투표의 날'이라고 규정했고, 도민들께서 저를 지지해주셨던 것은 그런 국민의 뜻이 있다고 본다"며 "4대강을 반대하는 후보들이 많이 당선됐기 때문에 함께 연대해서 정부와 의논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당선자 일행은 노사모 회관을 들러 전시된 노 전 대통령의 그림과 추모 글귀 등을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으며, "당선을 축하한다"며 찾아오는 추모객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눴다.
김 당선자는 사저를 찾아 권양숙 여사를 잠시 접견한 뒤 봉하마을을 떠났다.
한편, 김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 박석 묘역 방문에 앞서 창원 충혼탑과 마산 3.15국립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