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박대성씨, 정연주 전 KBS 사장, MBC ‘PD수첩’ 사건의 PD와 작가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부·여당의 뜻에 거스르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권위주의 정부 이후 유례 없는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정치검찰’ ‘표적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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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선고나면 여론몰이로 대응=검찰은 일련의 ‘정치수사’들이 무죄로 판결될 때마다 법원을 비판하고 있다. 자성의 목소리는 없다. 이번 한 전 총리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무죄가 선고된 9일 오후 곧바로 김주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직접 수사팀과 함께 기자실로 내려와 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김준규 검찰총장도 긴급 대검 간부회의를 열고, 불만을 나타냈다. 검찰은 휴일인 11일에도 김 차장검사가 다시 한번 기자실로 와 A4 14쪽 분량의 ‘한명숙 전 총리 사건 판결의 문제점’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뿌린 뒤 일문일답을 자청해 추가 설명까지 했다. 그는 “한 전 총리의 거짓으로 일관된 주장에 눈을 감은 ‘반쪽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해서는 주요 혐의에 무죄가 선고됐는 데도 침묵, 사안에 따라 법원에 대한 태도가 다름을 보여줬다. 대통령 비리를 알고 있다고 알려진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한 수사도 1년여 넘게 지지부진한 것도 검찰 스스로 ‘정치검찰’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도 없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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